부산에서 결혼식에 참석한 후, 대전으로 오는 도중에 일행과 함께 함양의 상림 숲을 방문했다. 때마침 봄의 생기가 넘치는 이 숲은 방문객에게 싱그러운 공기를 전해주며 일천여 년의 역사를 보여주었다. 신라 말기에 조성된 함양상림(咸陽上林)은 함양읍의 서쪽에 있는 위천(渭川) 강가에 있는 숲으로서, 통일신라 진성여왕(재위 887∼897) 때 최치원 선생이 함양읍의 홍수피해를 막기 위해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예전에는 대관림(大館林)이라고 불렀으나 이 숲의 가운데 부분이 홍수로 무너짐에 따라 상림(上林)과 하림(下林)으로 나뉘게 되었다. 현재 하림은 훼손되어 흔적만 남아있고 상림만이 예전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이 숲에는 뱀과 해충이 없고 냇물이 끊이지 않아 방문객들에게 특유의 깨끗함과 상쾌함을 안겨준다.
이 숲은 지난 2001년에 옛길과 휴식처와 유적지, 그리고 위강 주변 등을 정리하여 현대적 개념의 상림공원으로 공식 개원되었다. 함양상림을 구성하고 있는 식물들로는 갈참나무·졸참나무 등 참나무류와 개서어나무류가 주를 이루며, 왕머루와 칡 등이 얽히어 마치 계곡의 자연 식생을 연상시킨다. 1993년 조사에서 116종류의 식물이 조사되었으며, 현재 20,000여 그루의 나무가 자라고 있으며 연꽃 재배지도 조성되어 있다. 함양상림은 사람의 힘으로 조성한 숲으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숲이라는 역사적 가치와 함께 우리 선조들이 홍수 피해로부터 농경지와 마을을 보호한 지혜를 알 수 있는 문화적 가치도 매우 크므로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상림 숲을 돌아보며 필자는 에덴동산을 연상했다. 지난 천 년의 세월을 담고 있는 이 숲에서는 태초의 하나님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숲길을 산책하며 하나님의 숨결이 느껴졌고 저절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기도와 찬송이 흘러나왔다. 기도는 골방에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아무도 오지 않는 깊은 숲에서도 이루어졌음을 알아야 한다. 경제적 빈곤에 빠진 미국을 땅콩 농사로 살린 조지 워싱턴 카버(Dr. G. W. Carver, 1864-1943) 박사의 기도는 유명하다. 그는 늘 숲 속에 들어가 땅콩의 비밀을 가르쳐달라고 기도했고 마침내 300여 가지의 기술을 개발하여 땅콩 관련 산업을 일으켜 미국을 부흥하게 했다. 이처럼 상림 숲도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많은 크리스천들을 위한 천년의 기도처로 이용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아브라함이 상수리나무 숲에서 단을 쌓아 하나님 앞에 예배를 드렸던 옛일이 생각난다.
<참고 메시지>
http://www.micah608.com/xe/?document_srl=39272 (나라와 민족을 위한 헌신의 기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