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에서 개최된 “탈북 문학 세미나 및 남북 문인 시낭송회”에서 문학평론가 방민호 서울대 교수(49)가 “문학인 북한인권 선언 초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한국 문학계가 문학이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는 것을 회피하는 차원에서 정치적 이념 활동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북한 인권에 대한 침묵을 변명해 왔으나, 이제는 젊은 문학인들이 중심이 되어 양심의 고백을 더 이상 숨길 수 없다며 자기 목소리를 토하기 시작한 것이다.
방 교수는 이 선언에서 "우리 문학인들이 북한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관해 더 이상은 침묵해서는 안 된다. 북한 현 체제는 지상의 지옥이며 3대째 ‘빅 브러더가 철권을 휘두르고 있다"고 질타했다. "지금 우리 문학인들이 해야 할 일은, 당장, 저 체제의 얼굴에 침을 뱉는 것이다. 지금 이곳에서 누리고 있는 인간으로서의 모든 권리를 북녘의 동포들이 똑같이 누리게 되는 그날까지 우리 문학인들은 양심과 양식을 걸고 말하고 써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원로 작가 이호철 씨도 “당장 눈앞에 있는 북한 인권 문제에 지금껏 아무 소리도 내지 않은 것은 문제다. 진작 시작했어야 했다”고 힘을 보탰다.
이 선언에 대해 방 교수는 “선언 초안을 두고 주변 문인들과 이야기하다가 여러 반론과 우려를 접했다. ‘여기서 얘기해봐야 북한에서 듣기나 하나, 자기만족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 우리 문단에서 또 다른 정치적 갈등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 인권은 진보나 보수를 초월하는 문제다.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선의의 공동체를 만들어가기 위한 시도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문단에 불합리하고 압제적인 상황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작가가 나오지 않고 있다. 바로 지금부터 등장해야 하고 그런 작가를 우리 사회가 바란다. 그것이 내가 초안을 쓴 의미이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작가들이 오랜 외면과 침묵을 벗어나 마침내 북한 인권에 대해 눈을 뜬 것이다.
최근 북한작가동맹 소속의 ‘반디’라는 필명의 북한 작가가 자기 목숨을 내걸고 이른바 북한체제에 저항하고 고발하는 소설집 “고발”을 남한에서 발간했다. 모두 7편의 이 단편소설들은 북한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런 나라가 지구상에 존재하고 있고 그 나라에 2,300만 우리 동포가 살고 있다는 현실을 남한의 작가들은 똑바로 보아야 한다. 과잉된 이념의 좌파작가들과 순수를 외치며 북한현실을 외면한 우파작가들이 지배하는 불합리한 한국 문단의 압제적 상황을 뚫고 북한 동포를 사랑하는 진정한 작가정신이 발휘되어야 할 시점이다. 좌도 우도 아닌 정직한 인간의 목소리를 표현해야 한다. 그것이 하나님을 향한 우리 작가의 본분이며 진정한 신앙고백이 될 것이다. 북한동포의 고통을 품고 한국문학의 역사가 새롭게 시작되어야 한다.
<참고 메시지>
http://www.micah608.com/xe/?document_srl=13721 (악의 세력을 방관하는 무책임한 국민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