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에 대해서
우리는 신앙고백서에서 “비록 자연의 빛과 창조하시고 섭리 하시는 일들이 하나님의 선하심과 지혜와 권능을 나타내어 사람으로 핑계치 못하게 하나 그것들은 하나님과 그 뜻을 알아 구원에 이르게 하는 지식을 충분히 드러내 주지 못하며 …”(고백서 I, 1절)라고 고백을 한다면, 창조에 대한 이야기가 신앙고백서에서 왜 거론이 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게 된다. 성경에도 창조에 대한 언급이 그렇게 흔한 편도 아니다.
그러나 창조에 대한 언급에서 고백서는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은 그 기쁘신 뜻대로 그의 영원하신 권능과 지혜와 선하심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하여 태초에 …세상과 … 모든 것을 … 만드셨는데 모든 것이 좋았다”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하늘과 땅에 대한 창조에 대한 말씀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하나님이 창조자가 되신다는 것을 묘사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창조에 대한 교리는, 이러한 의미에서,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나타내는 교리이다. 즉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신앙은 세계가 창조되었다는 사실과 무관한 것이 아니다. 믿음의 관심사는 세상의 창조는 하나님에 의한 것을 확신하는 데에 있지, 어떤 자명한 것으로 가정을 하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다. 믿음이란 성부 하나님, 성자 하나님 그리고 성령 하나님에 대한 믿음, 즉 하나님에 대한 그리스도인들의 믿음을 말하는 것이다.
성경의 기본적인 의도는, 우주의 창조자를 하나님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로 확인을 함으로써 하나님의 영원한 목적에서 창조의 사역과 구원의 사역이 근본적으로 하나의 사역이라는 것을 확인을 하며 그리고 그것은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계시하셨다(로마서 16장 25-26절)것을 확인 하는 일에 있다. 성경은 하늘과 땅을 창조하신 하나님은 구원의 하나님이시라는 것과 그 하나님은 교회에 의해서 삼위일체의 하나님이 되심을 확인이 되었고 또한 세상을 구원하는 일이 창조사역의 궁극적인 목적이 된다는 것을 확인을 하게 한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왜 세상을 창조하였는가?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신 목적은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신 계시의 경우처럼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심에 있으며 그리고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은혜를 찬미하게”하는 데에 있다는 것이다(에베소서 1장 6절). 하나님의 풍성한 선하심은 세상을 구원하는 데에서 나타났고 그리고 하나님의 선하심은 모든 존재의 바탕이 된다. 우주의 기원을 규명하려는 모든 과학적 시도들은 창조된 것을 전제로 하는 활동이다. 왜냐하면 경험에 의한 자료들을 통해서 과학적으로 규명하려고 하는 활동들은 창조를 전제로 하는 일들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창조의 사역은 인간의 탐구의 한계를 넘어서는 일이며 그 후부터는 믿음을 통해서 하나님을 이해하는 일들이 되기 때문이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창세기1장1절)고 한 성경의 말씀은 하나님께서 아무것도 없는 가운데에서 천지를 창조하신 것을 뜻하는 말씀이다. 하나님의 창조의 사역은 세상의 장인들이 하는 것과 같이, 미리 존재하는 어떤 물질에 특정한 형태를 부여해서 하는 창조와는 구별이 되는 일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셨다는 것은 미리 존재하는 어떤 재료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 자신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하신 창조”(creation out of nothing)를 말한다.
“무로부터의 창조”에 대한 말씀은, 만물의 존재에 대한 규명은 어떤 존재하는 어떤 것으로부터 시행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그 일은 다만 창조자 하나님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창조에 대한 이러한 관점은 성경이 강조하는 대로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빛이 생겨라’ 하시니, 빛이 생겼다”(창세기 1장3절)는 것과 같이 하나님의 말씀이 창조 사역의 매개체가 되었던 것을 가리킨다. 이것은 시편33편9절의 “한 마디 주님의 말씀으로 모든 것이 생기고, 주님의 명령 한 마디로 모든 것이 견고하게 제자리를 잡았다”라고 한다.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하셨다는 것은 창조사역 자체를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 되시는 하나님께 창조사역을 돌리는 것이 일이다. 신약의 요한복음 1장1-14절의 말씀에는 말씀이 육신이 되신 분에 의해서 만물이 창조되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창조적인 말씀은 존재를 가능케 하는 능력이라고 한다. 그 한 예로 시편 기자는 “주님은 말씀으로 하늘을 지으시고, 입김으로 모든 별을 만드셨다”했다. 이러한 표현은 계시된 세계에 대한 신앙의 응답으로 하게 되는 고백이다. 마치 신약성경에서 “믿음으로 우리는 세상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지어졌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보이는 것은 나타나 있는 것에서 된 것이 아닙니다”라고 한 것과 같이 (히브리서 11장3절).
그런데 여기에서 말하는 “세계”라는 것은 단순히 지구상에 있는 세계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성경에서 언급이 되고 있는 모든 말씀들은 대부분이 지구가 중심이 되어서 언급이 되고 있으나 그러나 지구가 성경에서 말하는 모든 것들의 전부를 구성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창세기 1장1절의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라는 성경의 말씀과 같이 성경은 무엇보다도 천지의 그 거대한 세계에 대한 존재를 하나님의 작품으로 시인을 하고 있다. 성경의 기록자들은 하나님에 의해서 존재하는 거대한 세계에 대해서 두 가지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그 하나는 자신들이 거주하는 창조된 세계는 이해도 가능하고 그리고 경영도 가능한 세계가 되고 있다는 것과, 또 다른 하나는 전혀 이해가 가능하지 않은 무한히 거대한 신비한 세계로 그 앞에서 자신들은 오로지 경외감과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