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43). 기도는 우리를 새로운 인식 능력과 새로운 차원으로 이끌어 준다. 물상적인 것이나 심리적인 것들이 인식의 영적인 권역 속으로 들어오게 된다. 이렇게 하여 보이지 않는 것이 실체가 되면서 우리의 마음과 생각이 지각의 기능을 얻게 된다.
44). 성령의 임재를 통해 우리 안에 계신 그리스도는 단지 사실 뿐만 아니라 인식하고 알 수 있는 분이시다. 우리의 영적 시각은 영적 생명을 좇아서 나오게 된다. 속사람이 강건해짐에 따라 그들은 점점 보이지 않는 영역의 권역 속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된다. 그렇게 되면 이 물질 세계의 지나가는 것들보다도 보이지 않는 것들이 훨씬 더 실체적인 것으로 바뀌게 된다. 참된 지식은 힘든 노력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성령 안에서 주님과 함께 더욱더 하나가 됨으로써 얻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어려운 교리를 연구하지만 그 교리들은 그들의 손 안에서 시든 나뭇가지로 변하고 만다.
45). 생명은 눈을 떠서 볼 수 있게 해준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본다는 것은 곧 성령의 세계 안에 사는 것과 성령의 법을 배우며, 성령의 힘을 행사하는 것을 뜻한다. 여기가 바로 우리가 서야 할 자리이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세계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기도는 우리를 그 곳에로 데려다준다. 기도가 하는 가장 위대한 일들 가운데 하나는 우리 속에 영적인 것을 좋아하는 마음이 조성이 된다. 기도는 우리에게 새 세계를 창조해 주며, 또한 그 새 세계에 맞게 우리를 새롭게 만들어 준다.
46). 하나님께는 우리의 간구의 목소리는 그분의 제단 앞에 피어오르는 향기로운 향내와도 같다. “네 생물과 이십사 장로들이 어린양 앞에 엎드려 각각 거문고와 향이 가득한 금 대접을 가졌으니 이 향은 성도의 기도들이라”(계 5:8). 사랑의 지고의 기쁨은 곧 주는 데 있다. 하나님의 위대하신 사랑의 심정은 주는 것을 기뻐하신다. 그러나 그 주는 것을 통하여 하나님은 우리 심령의 잠자던 성품들을 일깨우는 일을 하신다.
47). 우리가 기도하는 데는 더 깊은 이유가 있다. 기도를 통하여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 들어가며 그분과 하나가 될 수 있게 된다. 우리가 그분과 하나로 연합될 때 그분은 그 연합을 통하여 우리에게 당신의 놀랍도록 풍성한 것들을 우리에게 내어주신다.
48). 기도는 하나의 신비로운 행위이다. 그것은 단지 구하고 내주는 것이 아니며, 물질적인 축복이나 영적인 축복만을 구하는 일이 아니다. 기도는 사랑의 요구에 대한 응답으로써 사랑이신 하나님이 당신 자신을 내어주시는 일이며, 그에 대한 응답으로 경배와 순종을 받으시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도할 때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우리의 기도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며 그분께서 받으실 만한 일을 하는 일이다.
49). 사랑은 기도의 뿌리일 뿐만 아니라 기도의 길잡이다. 사랑은 사랑하는 자들이 필요를 표현해오는 그 목소리를 듣는 일이 된다. 사랑은 듣는 걸 매우 기뻐하기에 상대로 하여금 더 이야기하고 더 많은 것을 요구하게 된다. 성령께서는 당신의 자녀의 목소리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장성한 사람의 목소리가 될 때까지 꾸준히 그를 인도해 주신다.
50). 하나님은 사람을 대하실 때 그들이 있는 곳으로 내려오신다. 당신의 행동을 인간의 상황에 부응하도록 제한을 하신다. 무한하신 하나님께서는 유한한 인간을 다루심에 있어서 그분은 당신 자신을 인간의 기질과 역량의 수준으로 제한을 하신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기도를 통해서 역량의 확장을 경험하게 되며 따라서 자연인 상태에 있을 때보다 훨씬 크고 효과적인 하나님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51). 하나님께서는 또한 간구하며 겸손한 사람들을 자신이 만져주실 수 있는 차원에다 끌어올려 놓는 일을 한다. 기도는 그 사람들을 하나님의 속죄의 장소-은혜의 보좌- 앞으로 끌어올려 놓으신다. 기도는 하나님을 모셔다가 우리가 하는 것을 보시고 우리가 바라는 것을 행하시도록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그분께서 그분의 위대하신 뜻과 목적을 수행하시도록 그분께 기회를 드리는 일이다.
52). 우리가 접촉하게 되는 사람들이, 하나님과의 새로운 관계에 대해 보다 더 희망 있는 자리에 설 수 있다면 , 그것은 얼마나 놀라운 일이겠는가! 우리는 바울과 같이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 하게 하는 자’가 된다는 것이다(고후6:10). 우리의 이러한 행위를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인류를 향한 당신의 위대하신 사랑을 훨씬 더 온전하게 베푸실 수 있도록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53). 기도의 어려움들은 이론적기보다는 실제적인 경우가 훨씬 많다. 처음 얼마동안은 생각이 잘 흘러나오고 말도 술술 잘 나온다. 그러나 얼마 안 있어서 우리는 마음이 집중을 하지 못하고 방황을 하기 시작을 한다. 또 다른 하나의 장애물은 믿음과 고요한 확신의 부족이다. 기도란 본질상 만져지지 않는 일이다. 우리가 상대하는 것은 혈과 육이 아니고, 우리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외부의 ‘저 너머’에 있는 분을 대하고 있으며 그것은 믿음을 통해서만 인식할 수 있게 때문이다.
54). 이 두 개의 어려움은 사실상 하나로 볼 수 있다. 우리에게는 보이는 것이 보이지 않는 것보다 더 중요해 보인다. 물질적으로 내 앞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 영적인 존재보다 훨씬 커 보인다. 재빠르게 회전하는 생의 울림들이 고요하고 평화로운 심령이 들려주는 말들보다 더 우위를 차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55). 어려움이 실재적인 만큼 해결책 또한 다분히 실제 상황 속에서 찾을 수 있다. 예컨대 성령의 속삭임을 차단하는 것이 외부 세계의 소음이라면, 반드시 확보하고 개발해야 하는 것은 바로 고요한 환경이다. 우리의 마음은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으로부터 분리되는 기술을 배워야 한다. 자신의 내밀한 성소 안으로 물러나 마음을 가라앉히어 깊이 생각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56). 기도는 자기 자신을 향하게 한다. 세상에서 물러 나와 자신이 있는 성소 안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곧 자기의 존재의 맨 밑바닥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것을 뜻한다. 만일 거기서 드러나는 자아가 열에 들떠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하여 어쩔 줄 모르게 된다면 우리의 기도는 그 만큼은 이 부산함에 의해 영향을 입고 있는 것이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