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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야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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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라가 망하는 것을 나만 알고 있는 줄 알고 이를 어떻게 해서든 알리고 막아 보려고 공무원 신분에 불안에 떨면서 홈페이지를 만들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글을 올리곤 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세상이 이미 오래전에 바뀌었다는 것을 나만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에서 주체사상을 교육한 자료를 우연히 보고 이것은 참 중대한 문제라고 생각했다. 전공노의 교육교재는 서론 본론 결론이 치밀하게 논리적으로 짜여진 내용이었다. 주체사상 부분은 전반부의 “신자유주의와 남한 사회, 공무원 노동자”, 그리고 후반부에 있는 “이렇게 하면 10년 안에 승리할 수 있다”는 내용과 긴밀하게 연결되는 핵심적 내용이었다. 이는 또한 전공노의 하부 조직에서 몇 명이 골방에 숨어 교육한 내용도 아니었다. 전공노의 핵심지도부가 조직한 공개적 교육과정의 일환이었다. 바로 전공노의 노선을 그대로 밝혀주고 있는 내용이었다.

이것이 왜 중대한가? 바로 공무원 노조에서 주체사상을 공개적으로 교육할 정도이면 대한민국에서 주체사상을 교육하지 않는 노조를 찾기 어렵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었다. 또한, 전공노가 주체사상을 교육하고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 체제수호의 핵심세력이 이미 김정일에게 넘어갔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대한민국의 공안기능이 작동을 멈추었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나는 이러한 내용이 알려지면 그 파급효과가 엄청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마침 시점이 국가보안법을 폐지한다고 하고, 전공노에서 파업을 한다고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그래서 유학 생활의 바쁜 와중에도 인터넷에서 주체사상 관련 내용을 찾아 비교하면서 글을 작성했다. 

나는 전공노가 주체사상을 교육한 것이 알려지면 먼저 검찰에서 이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에 들어 갈 줄 알았다. 비록 대통령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공언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엄연하게 국가보안법이 살아 있는 상황에서 공무원들이 골방에서 몇몇이 숨어서 공부한 것도 아니고 콘도까지 얻어 놓고 조직차원에서 주체사상을 교육한 것에 대해서 대한민국 검사들이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박세길(주체사상 강의자)이 속해 있는 전국연합을 비롯해서 관련된 단체에도 수사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박세길이 그간 강연을 다닌 곳만 조사를 해봐도 주체사상을 교육한 곳을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또한, 언론에서는 이 문제를 국기(國基)가 근본에서 붕괴되고 있는 사안으로 여기고 그 내용을 끝까지 취재하여 그 진상을 밝혀 국민들에게 오늘날 대한민국이 처한 위기의 진상을 알릴 것으로 생각했다. 또한, 국가보안법 사수를 외치고 있는 야당에서는 이것이야말로 주사파가 80년대 대학가에서 잠시 활동했던 것이 아니라 지금도 대한민국의 핵심에 실존하고 있는 증거라고 외치면서 국가보안법 사수의 강력한 근거로 삼을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그 내용이 세상에 알려지고 나니 그제야 나는 내가 세상을 한참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대한민국이 내가 생각하고 있던 대한민국이 아니었다. 내가 인터넷을 통해 본 것은 박세길을 비롯한 전공노 관계자들이 조선일보 앞에 가서 피켓시위를 하는 것과 조선일보에 대해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하고, 조선일보는 그들과 반론보도에 합의했다는 것뿐이었다. 

전공노는 국민 앞에 사과는 커녕 ‘몰랐다, 그 때에 많은 사람들이 잠을 잤다, 강의내용이 친북적인 내용이라면 공무원들이 가만있었겠느냐’는 둥 천연덕스럽게 둘러대고 오히려 기세가 등등한 모습이었다. 대한민국을 지키라고 국민의 세금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한민국을 전복시키기 위해 김일성이 만든 반역논리를 배우다 적발되었는데도 두려워하는 기색은커녕 못할 짓 했냐는 당당한 태도였다.

나는 전공노가 쫒길 줄 알았는데 오히려 내가 쫒기고 있었다. 전공노가 불안에 떨 줄 알았는데 내가 불안에 떨고 있었다. 세상은 이미 바뀌어 있었다. 나만 모르고 있었지 검찰도, 언론도, 야당도 세상이 이미 바뀐 것을 다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나만 세상 물정모르고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만 굳게 믿고 천둥벌거숭이 마냥 떠들어 대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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