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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를 졸업할 당시 형편이 기울자 남아 동생에게 중학진학을 양보하고 옥순이 진학을 하지 못하자 똑똑한 옥순을 지켜본 교장선생님이 청주 지인의 집에 소개하여 가보니 딸만 5명이 있는 집이었는데 청소하고 빨래하는 일을 어린 자신에게 맡겨놓고 자녀들은 손 하나 까딱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만두더라도 한 달은 채우고 나가야지' 다짐한대로 1개월 후에 그만두었다. 


집에 가겠다고 나서 차를 타고 조치원역에 도착하니 어떤 남자가 다가와 “어디가니?” 물어보기에 “대전가요” 하니 “나도 대전 간다”하며 얘기를 나누다가 "너 화장실에 가지 않니? 내가 네 보따리를 가지고 있을 테니 다녀와라“하여 화장실에 다녀와 기차를 타는데 그 아저씨가 타지않고 있다가 ”먼저 타거라. 나도 곧 탈께“ 하더니 타고 나서 보니 아저씨가 안보였다. 놀라 가슴이 뛰고 다리가 풀려 허겁지겁 기차 앞뒤칸을 다 뒤져보아도 소용 없었다. 


빼앗긴 보따리에는 얼마 안되는 돈과 소지품이 모두 있어서 알몸이 된 것이다. 대전에서 내리니 또 어떤 어저씨가 누구를 찾는지 여기여기 살펴보더니 ”얘 너 어디가니?“ 물으며 다가왔다. 나중에 생각하니 아마도 자기들끼리 벌써 연락이 된 모양이었다. 돈과 소지품을 모두 빼앗긴 소녀가 누구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놓고 친절하게 도와주겠다고 접근하여 나꿔채는 악인들의 수법이었다. ”이원까지 가야해요. 그런데 돈이 없어요“ 대답하자 "차타는데 데려다 줄테니 나를 따라오라"하고 골목을 돌아 작은 골목길로 계속하여 데리고 가는 것이었다. 


그런데 잠간 그 남자가 어떤 집에 들어가 주인되는 여자와 대화하는 사이에 어떤 언니가 다가와 ”야! 너 거기가면 우리처럼 된다“ ”빨리 도망가! 여기를 빠져나가!“하는 말을 듣고 정신이 번쩍들고 무서워 왔던 골목길을 돌아 정신없이 달려 큰길로 도망쳐 나왔다.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데 멀리서 어린 소녀가 황급히 달려나오는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는지 어떤 나이들어 보이는 아저씨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대충 옥순의 말을 듣고는 "얘야! 내가 도와줄 테니 곧장 집으로 가거라" 하며 친절하게 이원까지 가는 열차표를 사주었다. 이원역에 도착하여 내리니 마침 버스역에서 양산 지럭골에 사는 여씨 아저씨를 만나 "차비 좀 빌려주세요" 하자 선뜻 내주시어 돌아올 수 있었다. 


집에 돌아오고 나서 세상이 무서웠다. 자기를 도망치라하며 도와주었던 대전역 골목의 그 아가씨 언니 그리고 기차표를 사준 아저씨에게 고맙다는 생각을 했지만 너무나 다급하게 달려나오느라 얼굴을 기억하지 못해 후일에 그분들에게 감사할 방법도 없었다. 

악의 소굴에 끌려갈 뻔한 소녀를 구해준 선한 사마리아인들! 그들은 지금쯤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살고 있을까. 


<아래 사진이 지럭골의 여씨 아저씨이다. 그분이 지금쯤 돌아가셨다고 생각했으나 2013년 2월 23일 천태초등학교를 방문하자 인근 공사장 옆에서 걸어나와 조우하였다. "아저씨 안녕하세요? 이원역에서 차비를 주셔서 집에 왔었는데 기억하세요?" 하자  "글쎄 그런 일이 있었던가"하시기에 연세를 묻자 84세라 하셨다. 지럿골에서 살다가 아래마을에 넓고 좋은 집을 지어 이사했노라 하셨다. 이런 곳에서 그분을 40년 후에 우연히 만나다니 그것도 기적이라 할만하다. 당시 차비에 보답하는 약간의 사례를 할 수 있어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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