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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무현 독트린" 이후의 한국과 미국 

노무현 대통령은 8일 동북아 다른 지역의 분쟁 때 주한미군 일부를 그곳에 투입할 수 있다는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 방침에 대해 “분명한 것은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우리 국민이 동북아시아 분쟁에 휘말리는 일은 없다는 것이며, 이것은 어떤 경우에도 양보할 수 없는 확고한 원칙”이라고 말했다. 가령 중국과 대만 간에 분쟁이 발생했을 때 주한미군 일부 병력이 그곳에 투입됨으로써 한국이 같이 분쟁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주한미군의 성격, 한·미 동맹의 형식과 내용, 나아가 동북아와 세계 정치에서 미국과의 동반자적 유대에 장기적 변화를 가져올 ‘전략적’ 선택이다. 대통령의 발언을 통한 한국의 이 같은 전략적 선택의 맞은 편에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미군을 기동군화하겠다는 미국의 전략적 선택이 있고, 이 미국의 선택은 한국의 선택과 무관하게 추진될 것이다.

따라서 양립(兩立)하기 어려운 양국의 전략적 선택은 결국 미국으로 하여금 자신들의 국익(國益) 추구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한·미 동맹의 틀을 바꾸려 할 것이고, 그 첫 조치가 주한미군의 일부를 동북아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모습으로 나타나리라는 것은 자연스런 추론이다. 미국은 또 장기적으로 한국, 중국, 일본이 협조와 경쟁관계로 미묘하게 얽혀 있는 동북아 안보 구상에서 한국의 비중을 재검토하게 될 것이다. 미국은 그동안 한국이 갖는 안보적 중요성을 고려해 국제사회에서 알게 모르게 한국을 지원해 왔다. 이런 유·무형(有·無形)의 지원도 어떤 형식으로든지 변화를 겪게 될 것임이 자명(自明)하다. 한국은 앞으로 이런 변화를 겪어 가면서 미국이 한국에 어떤 의미를 지녔는가를 체험으로 느끼게 될 것이다.

동맹국들의 국익이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 각 국가는 국가 존립과 번영의 차원에서 중대한 전략적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대통령의 이번 선언이 한국의 장·단기적 국익과 북한문제 나아가 통일에 이르는 길에서 미국 및 주변국가와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가에 대한 냉철한 검토와 면밀한 연구 끝에 내려진 것이라면 한국은 대통령의 이 선언을 뒷받침할 준비를 해나갈 수밖에 없다. 물론 여기에는 방대한 예산이 소요될 것이다. 그뿐 아니라 미국과의 관계 변화는 연쇄적으로 일본과의 관계 변화를 촉발하고 나아가 한·중·일의 3각관계에도 미묘한 변화를 불러오게될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번 대통령의 발언을 노무현 독트린(doctrine)이라고 해설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전시 작전권 환수에 대비해 독자적인 작전 기획능력을 확보해야 한다. 10년 이내에 스스로 작전권을 가진 자주군대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며 이번 발언이 자주국방이라는 큰 틀의 구상에서 비롯된 것임을 시사했다. 노 대통령은 전에도 비슷한 언급을 한 바 있다. 이걸 보면 노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단순한 발언이 아닌, ‘독트린’이라고 불릴 만한 외교정책 구상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해도 노 대통령이 지금 바로 이 시점에서, 이런 형식으로 이 문제에 미리 못을 박는 것이 현명한 정책적 선택이냐에 대해서는 이론(異論)이 있을 수 있다. 동맹국 간의 입장이 서로 모순되고, 어느 쪽도 조정될 수 없을 때는 모호한 상태로 두는 것도 외교의 방책(方策)이다. 현재로 보면 동북아 분쟁이 실제 발생해서 한·미 간의 입장 차이가 불거지는 것은 현실로 나타나기 힘든 하나의 가능성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우리 국민이 동북아 지역 분쟁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는 노 대통령의 원칙적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대통령이 그 입장을 이런 형식으로 지금 공개적으로 밝힌 데 대해서는 고개를 끄덕이기 힘든 것도 이런 까닭이다. 
-조선일보 05-03-09

<관련 미가608 메시지>
http://www.micah608.com/4-6-9-plot-hawaii.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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