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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1(월) “이게 뭡니까”라는 말이 저절로
  
하도 답답하고 억울하고 분통이 터져서 한 마디 합니다. 도대체 “이게 뭡니까.” 국민장 기간에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취지에서 죽은 이의 훌륭했던 점과 잘한 일들을 골라서 (단점이나 결함이나 실패는 되도록 덮어주며) 시청자들에게 알려주는 일은 참을 만합니다. 

그러나 장례식이 다 무사히 끝나고 나라의 일이 모두 정상을 되찾아야 할 이 때에도, 북이 핵실험을 감행하며 대한민국의 생존마저 위협하는 이런 때에도 노사모들은 무엇을 꿈꾸고 무엇을 꾸미고 있는 겁니까. 수습할 수 없을 만큼 격한 사회적 혼란입니까. 더 나아가 대한민국 자체의 붕괴입니까. 입장을 분명히 하고 모래판에서 정정당당하게 한 판 승부를 겨루어 보는 것이 옳다고 믿습니다. 

정부 측에서 유가족에게 “가족장”을 권해야만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초대 대통령 이승만 박사도 “가족장”으로 모셨는데 결코 도리에 어긋난 대우는 아니였지요. “국민장”을 고집하는 이들이 있었다면, 아무리 전직 대통령이었다 하여도 자살로 목숨을 끊은 사람은 국민장으로 하기는 어렵다고 답을 해도 상대방이 납득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앞서 국민장으로 모신 독립투사·애국자들 중에 피살자는 있었어도 자살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영결식장에서 대통령 내외가 헌화하려 나가는데 소리 지르며 덤벼들던 양복 입은 자가 어느 당에 소속한 국회의원이란 말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세상에, 저런 인간도 있는가. 무슨 개인적 원한이 있는지는 모르나, 경호원들이 즉각 달려들어 말리지 않았으면 1주일 간격으로 국민장을 또 한 번 치르어야 하는 나라가 될 뻔 했습니다. 그런 무례한 자는 마땅히 당에서, 국회에서 추방되고, 사법기관이 중형에 처해야 옳은 것 아닙니까. 나라의 꼴이 이게 뭡니까. 

대한민국 정부가 체통을 지키고 계속 살림을 꾸려나가려면 기강을 세워야만 합니다. 왜 노사모파와 반 노사모파가 TV에서 한 번 붙어 국민 앞에서 누가 옳은지 밝힐 수 있는 기회를 방송사들은 마련하지 않는 겁니까. 그리고는 장례가 끝났는데도 계속 봉화마을에는 추모객이 쇄도하고 연화장도 여전히 붐비고, 대한문 앞에 마련된 분향소는 철거하라고 경찰당국이 지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철거하지 않고 있는 것을 무슨 자랑이나 되는 듯 크게 보도하는 속셈이 무엇입니까. 

해외의 모든 여론이 마치 노사모들의 손을 들어주고 현 정권의 잘못을 부각시키는 듯 보도하는 것이 편파적이 아닙니까. 왜들 이러지요. 내가 들은 미국의 여론은 그와 정 반대입니다. 부정과 비리에 연루되어 검찰의 조사를 받던 전직 대통령이 자살한 그 순간부터 성자가 되는 그런 나라가 지구상에 어디에 있겠는가 라는 것이었습니다. 국민을 오도하지 마세요. 도대체 “이게 뭡니까”.

김동길
www.kimdonggill.com 
 
<관련 미가608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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