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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칼럼] 남북 대화 발상을 바꿀 때다

미국의 북한 압박에 빈사(瀕死) 상태에 빠진 6자회담에 일본의 결정타가 가해졌다. 요코타 메구미의 남편이 1978년 납북된 한국인 김영남이라는 일본 정부 발표는 두 가지 효과를 냈다. 첫째는 그것이 미국이 강하게 밀어붙이는 북한 압박에 천군만마(千軍萬馬)의 힘이 되어 준 것이고, 둘째는 요미우리신문 사설이 지적한 대로 납치가 북.일 간 문제에서 남.북.일 간 문제로 성격이 바뀐 것이다. 

일본 정부가 6자회담 대표들이 참석한 동북아시아협력대화 회의에 시기를 맞추어 요코타의 남편과 딸의 유전자검사 결과를 발표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북한에는 숨이 막히는 압박이고, 한국 정부에 대해서는 이래도 납치 문제를 강 건너 불 보듯 하겠느냐는 추궁이고, 나머지 6자회담 참가국들에는 일본은 6자회담 성공보다 납치 문제 해결을 더 중시한다는 메시지다. 일본은 이것으로 6자회담 이탈의 대열에 가담한 것이다. 

미국과 일본의 움직임에서 더욱 분명해진 것은 두 나라는 지금처럼 한국의 주문대로 위폐.인권.납치 같은 민감한 문제를 뒤로 미루고 북한의 핵 포기와 한.미.일의 반대급부를 주고받는 흥정은 더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것은 북한 달래기로 6자회담을 성공시킨다는 노무현 정부의 전략의 파산을 의미한다. 한국은 남북대화의 기본패턴을 바꾸어야 할 처지에 몰렸다. 6자회담의 운명이 산소호흡기에 매달려 있고 북한 정권의 부도덕한 범죄행위가 거듭 확인된 이상 6자회담이 실패할 수도 있다는 전제에 맞춰 남북대화의 틀과 폭과 속도를 재조정하고 북한이 핵 개발로 갈 경우에 대비한 포괄적 한반도전력도 세워야 한다. 

북한은 진퇴양난이다. 6자회담에 나가면 미국과 일본의 압박에 굴복한다는 인상을 주고, 6자회담 참석을 계속 거부해 회담이 기능부전(機能不全)에 빠지면 북한은 그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고 미국과 일본의 훨씬 강화된 제재를 기다려야 한다. 미국과 일본은 벌써 북한에 돈 흘러 들어갈 구멍을 모두 차단하는 행동에 착수했다. 조만간 북한의 대외활동은 중단되고 통치자금이 고갈된 김정일 위원장은 군부의 강경파 단속하기도 힘겨워질 것이다. 

김 위원장에게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선택의 여지 가운데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2002년과 같은 통 큰 결단이다. 그해 9월 김 위원장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에게 일본인 납치를 시인, 사과하고 선처를 약속했다. 그때 그는 망동(妄動)주의자들이 그런 일을 저질렀다는 수사(修辭)를 동원했다. 국가범죄를 불특정 개인들에게 떠넘기는 고육지책(苦肉之策)이었지만 효과는 있어 보였다. 북한은 요코타의 확실한 생사 여부, 죽었으면 사망의 원인을 확실히 밝히고 딸 김혜경과 남편 김영남의 안부를 일본과 한국의 가족들에게 알리고 송환 협상에 응해야 한다. 

문제는 한국 정부다. 6자회담의 성공을 위해 위폐.인권.납치 문제로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다는 전략은 기대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북한을 스포일(Spoil)시키는 결과만 가져 왔다. 그리고 한.미.일 대북공조를 흐트러뜨리고 국제사회에서 한국은 인권과 국가범죄에 둔감한 나라라는 비판만 받았다. 이제 북한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는다는 작은 전술은 더 쓸 수가 없다. 큰 전략이 필요하다. 

다음주 평양에서 열리는 장관급회담에서부터 이른바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도 당당하게 할 말 하고 김영남의 송환 방법에 대해서도 확실한 언질을 받아낼 것을 기대한다. 논리적으로는 김영남은 납북자 485명 중 한 사람이고 540여 명으로 파악된 국군포로도 있다. 그래서 김영남 송환만 따로 협상하기가 부담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국제적인 여론은 언제 해결될지 모르는 납북자와 국군포로 송환 때까지 그의 송환을 기다리자는 논리를 수용하기 어려운 쪽으로 흐른다. 발상을 바꿔 상징성 높은 김영남을 먼저 데려옴으로써 나머지 납북자와 국군포로의 송환에 돌파구를 연다는 적극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한국이 김영남을 데려와도 그 공(功)의 절반 이상은 일본 몫이지만…. 

-중알일보 06-04-13

<관련 미가608 메시지>
http://www.micah608.com/5-10-15-foolish-bastard.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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