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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은 화학의 해
약 개발한 김정은 박사 “먹는 예방약도 곧 내놓을 것”
올해 ‘화학의 해’ 다양한 행사… 국제올림피아드 주최
“인류가 21세기의 흑사병인 조류인플루엔자(AI)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화학무기’를 만든 과학자는 한국인이다.”
전 세계가 조류인플루엔자의 유일한 치료 알약으로 알려진 ‘타미플루’를 확보하지 못해 아우성이다. 조류인플루엔자는 최근 2006년 독일 월드컵 개최를 위협할 정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 약을 개발한 사람이 한국인 화학자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국내에 거의 없다. 타미플루는 스위스의 제약업체인 로슈가 독점 판매하고 있지만, 특허권은 미국의 제약 전문기업인 길리아드가 보유하고 있다.
재일동포 출신의 화학자인 김정은(金正恩) 박사는 1990년대 중반부터 길리아드에서 타미플루를 비롯한 7종의 항(抗)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을 주도했다. 그는 현재 길리아드의 화학 담당 부사장을 맡고 있다. 타미플루를 생산하고 있는 로슈는 지난해 이 약 판매로만 16억스위스프랑(약 1조2000억원)을 벌어들였다. 현재 밀린 주문만 3조원어치가 넘는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특허권은커녕 로슈의 눈치를 보면서 모방약 생산을 준비하는 처지에 있다.
2006년은 과학기술부가 지정한 화학의 해다. 대한화학회가 창립된 지 60주년이고, 한국화학연구원(KRICT)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각각 30살, 40살 생일을 맞는다. 대한화학회는 오는 3월 7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화학의 해 선포식을 갖고 우리 국민에게 화학의 중요성을 알리는 각종 행사를 벌인다.
그러나 화학의 해를 맞는 일선 과학자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정부의 연구 프로젝트를 맡으면 전체 시간의 90%를 각종 문서 처리에 허비해야 한다. 관료주의가 연구 시간을 앗아가고 있다.” “국책 연구원이 하루아침에 잘리는 판에 누가 과학 연구에 열정을 바치겠나.” “아들이 이공계를 지원하겠다고 하면 나부터 말리고 싶다.”
우리나라에서 ‘연구 프로젝트’라는 개념이 등장한 것은 1970년대 후반의 일이다. 연구비가 지급된 것도 1979년부터다.
그 짧은 기간에 우리 과학자들은 ‘과학기술 경쟁력(IMD보고서) 세계 15위’라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 특히 화학은 우리 경제의 성장 엔진인 중화학 공업을 일으키는 밑거름이 됐다. 철강·석유화학·섬유·제약 등 화학의 손길이 닿지 않는 산업 분야가 거의 없을 정도다.
화학은 또 나노 기술이나 생명공학 등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핵심 학문이다. 특히 나노화학 등 최신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기술 격차가 거의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생명화학 분야의 약진도 눈에 띈다. LG생명과학이 2003년 개발한 항생제 팩티브는 우리나라 최초의 국제 신약으로 몇몇 다국적 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세계 제약시장에 진출할 발판을 마련했다.
김정은 박사가 개발한 타미플루는 인류가 독감이라는 바이러스와 치러온 전쟁에서 거둔 획기적인 승리다. 타미플루는 예방 백신이 아니라 화학적으로 합성한 치료제이기 때문에 감염직후 알약을 먹기만 해도 효과가 나타난다. 물론 바이러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벌써 ‘타미플루에 내성을 가진 변종이 등장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그러나 김정은 박사는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약을 너무 늦게 복용해서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이라며 “먹는 예방약도 곧 내놓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살고 있는 김 박사는 오는 4월 열리는 대한화학회 60주년 심포지엄에 참석, 타미플루 개발 과정을 소개할 예정이다.
▲ 美 제약회사에서 타미플루 개발한 김정은 박사.
독일은 이미 2003년을 화학의 해로 정하고 국민적인 축제를 치렀다. 당시 유기화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유스투스 리비히가 살았던 대학도시 기센은 거리 전체가 마치 화학 실험실이 된 것처럼 떠들썩했다.
과학기술부와 대한화학회는 3월 7일 화학의 날 선포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축제 분위기 조성에 돌입한다. 4월에는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대한화학회 60주년 기념행사 및 심포지엄이 열리고 7월에는 세계 70여개국 청소년이 화학 실력을 겨루는 국제 화학올림피아드가 대구 영남대학교에서 개최된다. 국제 화학올림피아드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8월에는 숙명여대에서 국제 화학교육대회가 열린다.
중세 연금술부터 나노화학 등 첨단 현대 화학까지 화학의 모든것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이동 화학관도 4월부터 전국을 순회한다. 서울(4월 올림픽공원, 9월 청계천)과 부산(4~5월 중 벡스코), 대구(10월 엑스코), 광주(10월 광주학생문화회관)에 설치될 화학 전시장은 나프탈렌의 분자모형을 본뜬 거대한 에어돔 형태로 제작될 예정이다.
김민구 주간조선 기자 roadrunner@chosun.com 조선닷컴 06-03-04
<관련 미가608 메시지>
http://www.micah608.com/6-2-3-marvelous-tech.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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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은 화학의 해
약 개발한 김정은 박사 “먹는 예방약도 곧 내놓을 것”
올해 ‘화학의 해’ 다양한 행사… 국제올림피아드 주최
“인류가 21세기의 흑사병인 조류인플루엔자(AI)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화학무기’를 만든 과학자는 한국인이다.”
전 세계가 조류인플루엔자의 유일한 치료 알약으로 알려진 ‘타미플루’를 확보하지 못해 아우성이다. 조류인플루엔자는 최근 2006년 독일 월드컵 개최를 위협할 정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 약을 개발한 사람이 한국인 화학자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국내에 거의 없다. 타미플루는 스위스의 제약업체인 로슈가 독점 판매하고 있지만, 특허권은 미국의 제약 전문기업인 길리아드가 보유하고 있다.
재일동포 출신의 화학자인 김정은(金正恩) 박사는 1990년대 중반부터 길리아드에서 타미플루를 비롯한 7종의 항(抗)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을 주도했다. 그는 현재 길리아드의 화학 담당 부사장을 맡고 있다. 타미플루를 생산하고 있는 로슈는 지난해 이 약 판매로만 16억스위스프랑(약 1조2000억원)을 벌어들였다. 현재 밀린 주문만 3조원어치가 넘는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특허권은커녕 로슈의 눈치를 보면서 모방약 생산을 준비하는 처지에 있다.
2006년은 과학기술부가 지정한 화학의 해다. 대한화학회가 창립된 지 60주년이고, 한국화학연구원(KRICT)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각각 30살, 40살 생일을 맞는다. 대한화학회는 오는 3월 7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화학의 해 선포식을 갖고 우리 국민에게 화학의 중요성을 알리는 각종 행사를 벌인다.
그러나 화학의 해를 맞는 일선 과학자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정부의 연구 프로젝트를 맡으면 전체 시간의 90%를 각종 문서 처리에 허비해야 한다. 관료주의가 연구 시간을 앗아가고 있다.” “국책 연구원이 하루아침에 잘리는 판에 누가 과학 연구에 열정을 바치겠나.” “아들이 이공계를 지원하겠다고 하면 나부터 말리고 싶다.”
우리나라에서 ‘연구 프로젝트’라는 개념이 등장한 것은 1970년대 후반의 일이다. 연구비가 지급된 것도 1979년부터다.
그 짧은 기간에 우리 과학자들은 ‘과학기술 경쟁력(IMD보고서) 세계 15위’라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 특히 화학은 우리 경제의 성장 엔진인 중화학 공업을 일으키는 밑거름이 됐다. 철강·석유화학·섬유·제약 등 화학의 손길이 닿지 않는 산업 분야가 거의 없을 정도다.
화학은 또 나노 기술이나 생명공학 등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핵심 학문이다. 특히 나노화학 등 최신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기술 격차가 거의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생명화학 분야의 약진도 눈에 띈다. LG생명과학이 2003년 개발한 항생제 팩티브는 우리나라 최초의 국제 신약으로 몇몇 다국적 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세계 제약시장에 진출할 발판을 마련했다.
김정은 박사가 개발한 타미플루는 인류가 독감이라는 바이러스와 치러온 전쟁에서 거둔 획기적인 승리다. 타미플루는 예방 백신이 아니라 화학적으로 합성한 치료제이기 때문에 감염직후 알약을 먹기만 해도 효과가 나타난다. 물론 바이러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벌써 ‘타미플루에 내성을 가진 변종이 등장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그러나 김정은 박사는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약을 너무 늦게 복용해서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이라며 “먹는 예방약도 곧 내놓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살고 있는 김 박사는 오는 4월 열리는 대한화학회 60주년 심포지엄에 참석, 타미플루 개발 과정을 소개할 예정이다.
▲ 美 제약회사에서 타미플루 개발한 김정은 박사.
독일은 이미 2003년을 화학의 해로 정하고 국민적인 축제를 치렀다. 당시 유기화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유스투스 리비히가 살았던 대학도시 기센은 거리 전체가 마치 화학 실험실이 된 것처럼 떠들썩했다.
과학기술부와 대한화학회는 3월 7일 화학의 날 선포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축제 분위기 조성에 돌입한다. 4월에는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대한화학회 60주년 기념행사 및 심포지엄이 열리고 7월에는 세계 70여개국 청소년이 화학 실력을 겨루는 국제 화학올림피아드가 대구 영남대학교에서 개최된다. 국제 화학올림피아드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8월에는 숙명여대에서 국제 화학교육대회가 열린다.
중세 연금술부터 나노화학 등 첨단 현대 화학까지 화학의 모든것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이동 화학관도 4월부터 전국을 순회한다. 서울(4월 올림픽공원, 9월 청계천)과 부산(4~5월 중 벡스코), 대구(10월 엑스코), 광주(10월 광주학생문화회관)에 설치될 화학 전시장은 나프탈렌의 분자모형을 본뜬 거대한 에어돔 형태로 제작될 예정이다.
김민구 주간조선 기자 roadrunner@chosun.com 조선닷컴 06-03-04
<관련 미가608 메시지>
http://www.micah608.com/6-2-3-marvelous-tech.htm